유승봉이라는 스님이 계시던 150여 년전 동지때 일어난 일입니다.
동지불공을 올리려고 많은 신도들이 전날부터 절에 와서 머물고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팥죽을 끓이려고 공양간으로 간 스님과 신도들을 불씨가 꺼져 공양을 지을 수가 없음을 알고는 불씨가 꺼져 어떻하나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아랫마을 사람들이 동지불공을 드리려고 절에 올라 왔습니다. 그 중 박 거사 댁에서 올라온 신도 한 분이 스님께 여쭈었습니다.

"스님, 언제 시좌 두셨는지요."

아니 왠 시좌냐고 스님께서 반문하자, 박 거사님 댁에서 오신 보살님이 조금전에 어떤 동자스님이 문수사에 불씨가 꺼져 불씨를 얻으로 왔다고 해서 팥죽공양을 드리고 불씨를 얻어 절로 돌아갔다는 것이었습니다.
절로 올라가는 동자의 모습은 어찌나 가볍고 빠르고 절로 올라가는지 금방 모습이 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 보이지 않던 스님이 오셨나'

하고 부지런히 절에 올라오고 있는데 이번에는 법당 뒤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나길래,

'동자스님이 불씨를 얻어 가시더니 공양을 짓나 보다......'

하면서 오는 길이라 하는 것입니다.

스님과 대중은 얼른 공양간으로 들어갔습니다. 공양간 큰 가마솥에는 팥죽이 끓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팥죽 한그릇을 담아 법당으로 들어갔습니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의 입가에는 팥죽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문수동자의 입가에는 팥죽이 유난히 많이 묻어 있었습니다.

절에 있던 대중들은 문수동자의 영험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불씨가 꺼진 것을 아신 문수동자께서 화현하시어 동네로 내려가 불씨를 얻고 팥죽도 공양 받으신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 마을 사람들은 더욱 신심이 돈독해졌음을 물론 이 사실은 동네어구의 비석에 새겨 전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주전골에는 박 거사의 손인 박종섭씨가 살아 계십니다. 뿐만 아니라 문수동자의 화현으로 복록이 늘어나 영화를 누립니다.